BMI(Body Mass index) 지수와 사망률 간의 관계에 대한 최근 연구 결과는 기존의 인식을 뒤집는 흥미로운 발견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관계를 세 가지 주요 측면에서 살펴보겠습니다.
BMI와 사망률의 U자형 관계
BMI는 몸무게(km)를 키(m)의 제곱값으로 나누어서 계산하는 체질량 지수로, 비만의 기준으로 전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척도입니다.
현재 BMI 지수 기준으로 18.5 미만은 저체중, 18.5에서 24.9는 정상 체중, 25에서 29.9는 과체중, 30에서 34.9는 비만, 35 이상은 고도 비만으로 분류됩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이 수행한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BMI와 사망률 사이에는 U자형 관계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연구에서 2002-2003년 일반건강검진을 받은 성인 최대 847만 명을 21년간 추적 관찰했는데, 흥미롭게도, 현재의 과체중 기준인 BMI 25 구간에서 사망위험이 가장 낮은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구체적으로 관찰 시작 시점 이후 5년 내 사망자를 제외한 분석 결과, BMI 25 구간에서 사망위험이 가장 낮고, BMI 18.5 미만과 35 이상에서 사망위험이 가장 높았습니다.
이는 기존에 알려진 '정상 체중'의 범위가 실제 사망률 측면에서는 최적이 아닐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실제로는 BMI 29 이상 구간에서 이전 구간 대비 사망위험 증가 폭이 2배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비만의 건강 위험이 BMI 29 이상에서 급격히 증가할 수 있는 것은 맞으나, 지금의 정상 체중 범위는 상향 조정이 필요함을 의미합니다.
BMI와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
BMI와 심뇌혈관질환 발생 간의 연관성 분석 결과는 또 다른 중요한 측면을 보여줍니다. 연구에 따르면, BMI 지수가 높아질수록 질병 발생위험이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 관계는 단순하지 않으며, 각 질병마다 위험이 가장 높아지는 BMI 구간이 다르게 나타났습니다.
고혈압과 당뇨병의 경우 BMI 34 구간에서 각각 2.06배, 2.88배로 발생위험이 가장 높았고, 고지혈증은 BMI 33 구간에서 1.24배, 심혈관 및 뇌혈관질환은 BMI 34 구간에서 각각 1.47배, 1.06배로 발생위험이 가장 높았습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BMI 25 이상에서 질병 발생위험 증가 폭이 질환별로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의 경우 BMI 27 구간에서, 심혈관질환은 BMI 29 구간에서, 뇌혈관질환은 BMI 31 구간에서 이전 구간 대비 질병 발생위험 증가 폭이 커지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BMI 25를 비만의 절대적 기준으로 삼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비만 기준 재고의 필요성
이번 연구 결과는 현재의 비만 기준에 대한 재고가 필요함을 강력히 시사합니다.
20년 전 BMI 지수와 사망률의 연관성 분석에서는 BMI 23에서 가장 낮은 사망위험을 보였지만, 현재는 BMI 25에서 가장 낮은 사망위험을 보이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는 한국인의 체형과 생활 습관, 그리고 질병 양상이 서구와 닮아가는 변화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건강보험연구원 이선미 건강관리연구센터장은 비만의 진단 기준은 질병과의 연관성을 우선시하고, 사망 자료를 보조적으로 고려해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비만 기준과 관련한 건강보험 빅데이터 기반의 국내 최대 규모 추적관찰 연구로, 한국 성인의 심혈관질환, 뇌혈관질환 발생률과 사망 위험을 종합하여 고려했을 때 현재의 BMI 지수 과체중 진단 기준을 최소 BMI 27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는 것이 한국인에게 적절한 진단 기준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인접한 이웃 국가인 중국이 이미 BMI 28 이상을 비만 기준으로 적용하고 있다는 점과도 연관 지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 결과와 전문가들의 의견은 비만에 대한 우리의 인식과 정책적 접근 방식에 중요한 변화가 필요함을 시사합니다.